[연극] 라이프 인 더 씨어터


지난 수요일, 벼르고 벼르던 연극 「라이프 인 더 씨어터」를 보고 왔습니다.
예정대로라면 7월 중순에 보려고 했던게 사정상 7월 말로 날짜가 미뤄졌었는데 예매하려고 보니까 자리가 2석밖에 남아있질 않더라구요.
비지정석이긴 하지만 예매순으로 입장하기 때문에 뒷좌석에 앉게되는건 불보듯 뻔한일.
그래서 다시 날짜를 다시 2주 뒤로 미뤘습니다.

이 연극을 보려고 헀던 동기는 오직 하나.
이순재 할아버지 볼끄야!!!!!! <<

저의 장년층 톱을 고르라면 단연 이 분, 이순재씨입니다.(중년층은 안성기씨♡)
인자해 보이는 외모, 연륜이 느껴지는 목소리. 너무 좋지 않나요ㅠㅠ
옛날부터 좋아했어요. 그러나 대부분의 소시민적 지방민들이 그러하듯 '에이, 볼 기회가 어디 있겠어'라며 막상 실제로 볼 수 있으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질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서울로 독립을 했고, 소극장에서 공연하신다는 소식을 듣고는 냉큼 볼 결심을 했어요.
소극장이면 규모도 작으니까 가까이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흑심이 있었지요.
제대로 된 연극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연극 자체보다는 잿밥에 더 관심이 많았던게 사실.

퇴근하고 일찌감치 대학로로 향했습니다.
서울로 올라온지 이제 10개월째에 접어드는데 한번도 대학로에 가 본적이 없어요;
홍대에서 살고 홍대에서만 논 홍대코모리 한마리......
처음 가 본 대학로의 인상은 복잡하다, 사람 많다, 지저분하다.
인도는 좁은데 여러가지 구조물은 많고, 그에비해 정돈되지 않은 분위기라 굉장히 어수선하더라구요;
그래도 확실히 젊은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활기차 보이긴 했습니다:>


공연장소인 동숭아트센터에는 6시 전에 도착했는데 정작 매표소 오픈은 6시 30분부터라고 하길래 멍하니 40분 정도를 기다리고....
티켓은 '달콤한 인생 티켓'이라고 해서 공연도 보고 커핀 그루나루 대학로점에서 세트를 먹을 수 있는 티켓이었어요.
공연도 보고 저녁도 해결할 수 있으면 일석이조라고 생각해서 냉큼 예매!
여기서 먹은건 나중에 포스팅 하기로 하고~

공연은 8시에 시작했습니다.
입장은 7시 40분부터 시작이었는데 날짜를 미루면서까지 예매한 보람이 있어서 입장번호는 6번과 7번!
맨 앞자리에 앉으려다가 같이 간 유르가 맨 앞은 부담스럽다고 하길래 무난하게 세번째 가운데 자리에 앉았어요.
소극장이라는 소리는 들었지만 진짜 작더군요!
무대가 바로 코앞!!
여기서 배우가 등장하면 진짜 가까이서 볼 수 있겠더라구요ㅠㅠ
'제이드 팬미팅도 이런 곳에서 하면 좀 짱이겠다' '티켓팅에 피바람이 몰아치겠군'하는 말도 안 되는 소리 대화를 나누면서 공연을 기다렸습니다.
자리는 어느새 만석.
어찌나 사람들이 꽉꽉 들어찼는지, 맨 앞에는 임시좌석까지 만들어졌어요. 생각보다 대단한 인기였습니다.

공연 내용은 검색해서 알아보시고:D  <<<

결론부터 말하자면 진짜 좋았습니다ㅠㅠㅠㅠㅠ
사실은 이순재씨랑 홍경인씨 얼굴 보려고(...) 간 거였는데 공연 내내 스스로가 막 부끄러워졌구ㅠㅠ
성우 파슨질 하면서 늘 '연기자'라는 존재에 대한 놀라움과 경외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감정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고나 할까요.

홍경인씨는 어릴적에 TV에서 봤을 때도 '나이 어린데도 연기 잘 하는구나...'하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눈 앞에서 보니까 더 대단하더군요.
표정 변화와 말투, 행동 하나하나가 참으로 멋졌습니다.
표정 진짜 귀여웠어요;ㅂ; 새초롬한 표정 완전 사랑스럽구ㅠㅠ
옛날부터 저 얼굴이었던 것 같은데 대체 몇 살이지? 싶어서 검색해보니까 33살. 헉. 님 뭐임. 여기 또 괴물동안이 있소!!!
생각보다 몸도 좋더군요(슈릅)
극 중 인물들이 무대와 분장실을 오가는 배우다보니까 옷 갈아 입는 장면이 몇 번 나왔는데 그 때마다 정신줄 놓고 다리만 쳐다보고 있던 저(....) 죄송함다. 이런 썩은 관객이 들어가서 죄송함다orz

이순재 할아버지ㅠㅠ 아놔, 이 귀여우신 분ㅠㅠㅠㅠㅠ
저보다 훨씬 훨씬 나이 많으신 분에게 귀엽다고 하는건 실례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귀여워요;ㅂ;ㅂ;ㅂ;;ㅂ;ㅂ;ㅂ;ㅂ;ㅂ
공연보다가 피 토할 뻔 해뜸.
사실 공연 시작 전, 매표소 오픈을 기다리고 있는데 사복 차림의 이순재씨와 홍경인씨를 봤거든요.
홍경인씨는 계속 뒤를 돌아보고 있어서 얼굴을 제대로 못 봤는데, 이순재씨 얼굴은 정말 가까이서 봤습니다ㅠㅠ
유르가 "야, 야"하면서 찌르길래 "왜?"하고 돌아보다가 숨 멎을 뻔 했음.
아이고 세상에 살아있다는건 행복한거군요ㅠㅠㅠㅠㅠㅠㅠㅠ
70대 할아버지를 눈 앞에 두고 두근거리는 심장을 주제하지 못하는 20대의 여자 한마리.

그리고 씬이 바뀔 때마다 무대 위에 올라와서 무대소품을 바꿔주던 두 스탭.
처음엔 진짜 '스탭'인줄 알았는데 계속보니 두 분도 배우이신 모양이더라구요?
메인 배우들만 '선배'와 '후배'로 나뉜게 아니라 스탭도 선배와 후배인 모양입니다.
처음에는 잔소리와 화만 내던 선배와 거기에 고스란히 당할 수 밖에 없는 후배의 포지션이었는데, 참다못한 후배가 버럭 화를 내면서 선배가 조금씩 태도를 낮추거든요. 종국에는 자신의 맘을 몰라주는 후배한테 삐지기까지 함.
아놔, 근데 그 두 사람이 왤케 귀여운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혼자 망상의 바다에 빠져서 막 비싯비싯 웃고 있었구☞☜
이런 저를 잘 알고 있는 유르는 공연 끝나고 나서 "응, 그래. 니가 그런 생각 하고 있을 줄 알았다"라면서 날 흘겨봤구(...)
이 썩은 정신머리.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늘 영화만 보아왔던 저에게는 새로운 충격이었어요.
카메라가 알아서 포커스를 잡아주던 영화와는 달리, 내 시선을 대체 어디에 둬야할지 혼란스러웠던 감정도 새로웠고 눈 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배우들의 연기도 새로웠습니다.
영화에 비해 그동안 연극은 다가가기 힘든 예술이었는데 앞으로는 좀 더 부담없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얼마전 모친상을 당하셨던 이순재씨.
더블 캐스팅이었기 때문에 스탭들은 일찌감치 캐스팅 변경을 준비했지만 '관객들과의 약속을 어길 수 없다'라는 신념으로 직접 2회 공연을 다 소화해 내셨다고 합니다.
진정한 프로의 자세가 아닐까 싶네요.
그런 이순재씨의 홍경인씨의 「라이프 인 더 씨어터」
정말 잘 봤습니다:D


내일 모레까지 공연하니까 보실 분은 서두르시는게 좋을 듯?:D


[덤]



5층 소극장 로비에 있던 사진 중에 하나.
보는 순간 너무 귀여워서 뒷목 부여잡고 쓰러질 뻔 했음.
이 사진만은 정말 찍지 않을수가 없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놔, 할아버지 사랑한다능ㅠㅠ




사진 하나 더~
저 살아있는 표정들;ㅂ;

by 아카시스 | 2008/08/08 20:47 | 되새김질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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